​‘기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?’

“아빠, 질문이 있는데요. 제가 특정 대학에 합격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해도 될까요?” 

대학 입시를 앞둔 아들이 저에게 질문했습니다.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물어봤더니, 아들은 두 가지로 대답을 했어요. 첫 번째,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기는 좀 뭐해서 염치없어 보인다는 것이었어요. 자기 이해가 높은 대답이었죠. 두 번째, 하나님께서 이미 정하신 뜻이 있을 것 같은데 기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고민이었습니다. 친구와 비슷한 고민 같죠? 

기도는 연결이다

성경에서 기도를 뜻하는 단어는 약 650번 기록되어 있어요.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장면만 해도 20번 이상 등장하죠. 그렇다고 성경에서 ‘기도는 ○○이다’라고 정의를 내려주지는 않아요. 다만 성경에 등장하는 기도들을 통해 참된 기도가 무엇인지 유추해 볼 수 있죠.

　구약에서 아브라함은 ‘소돔과 고모라’를 위해 기도했어요(창 18장). 한나는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통곡하며 기도했고요(삼상 1장). 다윗은 시편을 통해 하나님께 찬양을 드렸고, 동시에 적들에게서 보호하시고 승리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많이 했어요. 그 외에도 많은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정의와 이스라엘 백성의 영적 회복을 위해 기도했죠.

　​신약성경에도 기도가 많이 등장합니다. 대표적으로 초대교회 성도들은 성령을 기다리며 기도했어요(행 2장). 사도 바울은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기도와 간구를 하되,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고 했고(빌 4:16) 성령 안에서 깨어 기도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(엡 6:18).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기도의 예시로 ‘주기도문’을 직접 알려주셨고,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에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간절히 기도하셨죠(마 26:42). “내 아버지, 할 수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거둬 주십시오.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” 하고요. 

　​이렇게 성경 속 내용을 종합해보면, 기도의 중요한 포인트를 알 수 있어요. 그것은 ‘하나님과의 연결’이에요. ‘연결’이란 관계를 맺고 교제하는 것이라 이해하면 쉬워요. 우리는 가깝게 연결된 사람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, 그러면서 더 친밀해지잖아요? 마찬가지로,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드리고, 또 우리의 필요를 구하기도 하면서 관계를 맺는 거예요.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누리는 최고의 은혜는, 바로 예수님이 기도에서 고백하신 것처럼 ‘아버지 하나님의 뜻’을 알게 된다는 것이에요. 

다 아시지만, 그래도 기도할 이유

친구의 말처럼, 하나님은 이미 모든 걸 아시고, 자신의 뜻을 스스로 이루시는 분이십니다. 그럼에도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‘하나님과 교제’하기 위해서예요. 그래야 우리가 영적으로 더 깊어질 수 있거든요. 그렇게 보면, 기도는 우리를 향한 선물이자 특권이기도 합니다. 

　​또 기억할 것이 있어요. 하나님은 우리를 로봇처럼 만들지 않으시고, 하나님의 성품을 우리 안에 넣어 주셨어요. 그 성품들 중 하나가 ‘자유’죠.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의 뜻을 선택할 자유 말이에요. 그런데 죄가 왕 노릇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늘 마귀의 공격을 받아요. 그래서 하나님의 영광보다는 내 만족을 선택하고, 선한 것들보다 순간의 쾌락을 누리는 데 이 자유를 쓰고 싶어 하죠.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가 그런 유혹을 이기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로 살도록 일하고 계세요. 자연 만물로, 말씀으로, 특별한 만남으로 하나님이 유일한 하나님이심을 우리에게 알려 주시면서요. 그래서 우리는 늘 하나님과 기도로 대화하며 　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해요. 이러한 기도의 삶이 우리를 진정한 자유로 이끌어 준답니다. 

　​제 아들 이야기로 마치려고 해요. 입시를 앞두고 아들은 열심히 기도했어요. 부모인 저도 열심히 기도했죠. 아들이 합격했을까요, 불합격했을까요? 제 아들은 대학보다 선교사로 먼저 헌신하기로 했어요. 물론 다른 친구들에 비해 뒤처진 것 같아 고민하기도 했는데요. 기도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과 관계가 깊어졌고 무엇보다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. 시간이 흘러 아들이 군대 가기 전날에도 함께 기도했는데요. 아들이 많이 힘들어 하더라고요. 그런데 그 상황에서 이렇게 고백하는 것을 들었어요. “주님, 정말 힘들어요. 그런데 한 가지는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. 내 상황, 환경과 상관없이 하나님은 반드시 저를 인도하신다는 것입니다.” 힘든 상황에도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됩니다. 물론 시간이 걸릴 때도 있어요. 그러나 기도하는 사람은 반드시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됩니다.

글│노희태 편집장